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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일 (벨기에, 세종, 밀)

[수제맥주만들기] 슈나이더 아벤티누스 - Schneider Aventinus

by Gurapher 2018. 3. 27.

슈나이더 아벤티누스 - Schneider Aventinus


맥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던 때였습니다.

맥주 생산 업체에서 직영하는 호프집의 생맥주가 병맥주보다 더 맛있다라는 정도로 맥주를 접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사실 맥주에 대한 지식이 없었고 맥주 맛에 대해 잘 모르던 때 였습니다. 


우리는 보통 새로운 것을 접했을 때, 기존과는 어떻게 다른 가를 확인하려고 오감을 동원하곤 합니다.

라거 일색이던 일명 호프집에서 밀맥주를 처음 접했던 것은 약 15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처음 접한 밀맥주에서 느끼던 향긋한 냄새와 뿌연 노란색은 코와 눈을 자극했었습니다.

약간은 달착지근한 맛과 부드러운 목넘김은 밀맥주에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한동안 밀맥주만을 찾아서 마셨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미국식 크래프트 맥주를 탐닉하는 동안 알콜 도수와 홉향에 점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더 강한 도수의 맥주와 더 강한 향을 내는 호피한 맥주를 찾게되었습니다.

맥아의 맛을 강조하고 홉은 맥주의 맛을 거드는 밀맥주는 점차 저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6개월을 숙성시킨 수제 밀맥주를 접했습니다.

이제까지 마시던 밀맥주와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한모금을 마셨습니다.

그런데 이제까지 제가 접했던 밀맥주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맥주였습니다.

밀키한 목넘김과 맥아의 향, 그리고 부담없는 부드러운 느낌에 빠져들었습니다.

IPA나 임페리얼 스타우트 등과 다른 세계의 맛이 느껴졌습니다.

밀맥주에 대한 저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밀맥주에 대한 생각이 바뀌자 밀맥주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능하다면 남들이 맛있다고 하는 밀맥주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남들이 맛있다는 맥주를 좀 더 내 취향에 맞게 그리고 시중 보다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홈브루워의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홈브루워의 특권을 남용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수의 밀맥주를 살펴보던 중에 슈나이더 밀맥주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슈나이더 밀맥주 중에 알콜 도수가 좀 있는 도펠복인 쉬나이더 아벤티누스가 눈에 뜨이길래 인터넷에서 살펴보았습니다.

도펠(doppel)은 영어로 치자면 double 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슈나이더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맥주에 대한 정보를 살펴보았습니다.

오래전 부터 만들어 온 맥주라고 자랑을 해놓았더군요.

제가 즐겨 찾는 BeerAdvocateRateBeer의 평가 점수를 살펴 보았습니다.

두개의 사이트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받은 맥주였습니다.


국내의 사이트에는 좀 더 자세한 설명이 있어서 살펴보았습니다.

여러 종류의 슈나이더 맥주가 있었고, 평가도 비교적 좋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맥주라고 평가를 내리는 것을 보니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만들기로 하고 BYO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레시피를 얻었습니다.



BYO 홈페이지에 있는 내용과 BYO에서 발간한 책자를 참고하여 재료를 적어보았습니다.

 내용

20L 

 15L

10L 

비고 

 wheat malt

 4Kg

3 Kg

2 Kg

 

 Pilsener Malt

 2Kg

 1.5Kg

 1Kg

 

 CaraMunich malt

 680g

510g 

340g 

 

 Carafa Special I malt

 150g

113g 

75g 

 

 3 AAU Hallertau Hersbrucker hop, 4%

 21g

 16g

11g 

 

 yeast

 Wyeast 3068(Weihenstephan Weizen)

60min 

 priming

 1.25 cups corn sugar

 

 OG

1.073 

 

 FG

1.018 

 

 몰트 양

 6.9Kg

5.1Kg 

3.4Kg 

 

초기 물의 양 

 30L

23L 

 15L




BYO에서 제시한 간단한 레시피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절차
   1) 물 4.2~5.2L/Kg을 준비하여 매싱 → 직접 가열하여 물을 35℃로 올려서 온도 유지
   2) ① 매쉬의 ⅓을 덜어내어 30분 동안 끓임 → 끓인 것을 원래의 매쉬에 섞어서 온도를 55℃로 만들어 유지시킴
   3) ② 매쉬의 ⅓을 덜어내어 30분 동안 끓임 → 끓인 것을 원래의 매쉬에 섞어서 온도를 63℃로 만들어 유지시킴
   4) ③ 매쉬의 ⅓을 덜어내어 40분~60분 동안 끓임 → 끓인 것을 원래의 매쉬에 섞어서 온도를 74℃로 만들어 매쉬 아웃
   5) Lautering & Sparging 수행
   6) 수집한 워트를 60분간 끓임, 홉추가
   7) 16℃에서 숙성
   8) 5.6℃에서 3~4주 동안 condition


BYO에서 Schneider Aventinus 맥주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설명이 부가되어 있습니다.

Schneider Aventinus는 기본적으로 wheat doppelbock이며, 도펠복과 경쟁하기 위해 만든 맥주입니다. 

3번의 졸임 단계가 있는 매싱(a triple decoction mash)과정을 거치며, 

비교적 장시간 끓임단계는 검정 몰트와 카라멜 향을 뽑아내기 위해 필요한 작업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상세 절차를 설명하겠지만 졸이기 위해 끓이고,

끓이는 동안 당화시키는 시간이 꽤 많이 걸리는 공정이었습니다.



이제 Schneider Aventinus 를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재료를 준비합니다.

왼쪽이 밀몰트이며 오른쪽은 맥아몰트입니다.

밀몰트과 맥아몰트를 분리하여 용기에 담은 이유는 밀몰트과 맥아몰트의 분쇄도를 달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밀몰트는 맥아몰트보다 약간 굵게 분쇄해야 합니다.

만약에 밀몰트를 맥아몰트와 비슷한 크기로 분쇄를 하면 라우터링 과정에서 필터가 막힐 수가 있습니다.



필스너 몰트와 스페셜 몰트입니다.



밀몰트입니다.

생밀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고 밀몰트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밀몰트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밀 몰트를 분쇄한 모양입니다.

이미 설명드린대로 보리몰트보다는 굵게 분쇄하였습니다.





Schneider Aventinus 맥주를 만들기 위해 사용할 (비싼) 액상 효모입니다.





일반적인 당화과정은 일정 온도로 높힌 물에 분쇄한 몰트를 넣어서 당화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런데 Schneider Aventinus는 찬물을 분쇄한 곡물(밀몰트+보리몰트)에 일정 양을 추가합니다.

추가하는 물의 양은 상단의 레시에 있듯이 곡물 1Kg 당 4.2~5.2L를 추가합니다. 



찬물을 곡물에 추가한 후에 곡물을 저어 줍니다.

당화가 안된 곡물이라 젓는데 힘이 듭니다.

곡물을 저어 주면서 물의 온도를 35℃로 올립니다.

물의 온도를 높이는 동안 열심히 저어 주어야 합니다.

분쇄된 미세한 곡물 분말이 용기의 바닥에 붙어 있는데, 이 미세한 분말은 약한 불에도 금방 눌어 붙어 탈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곡물 분말이 타지 않도록 열심히 저어주어야 합니다.



35℃에서 30분간 당화시킵니다.

사실 밀몰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35℃에서 당화과정(베타 글루칸 휴지 과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만약에 생밀을 사용하시다면 이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합니다.




당화 온도를 35℃로 맞춘 매쉬의 1/3을 덜어내어 30분간 끓입니다.

3번의 졸임단계 중에 1번째 졸임단계입니다.

레시피에 말씀드렸듯이 검정 맥아색과 카라멜 향을 뽑기 위해 끓입니다.



30분간 끓이기를 끝낸 매시를 원래의 당화조에 다시 붓고 당화조의 온도를 55℃로 설정하여 약 30분간 당화시킵니다.



가정에서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작업의 특징상, 동시에 커다란 용기에 화력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입니다.

당화용 용기의 크기가 가정용 렌지의 크기와 비슷하여 당화용 용기에 화력을 사용하면 끓임용 용기를 올려놓지 못합니다.

그래서 매시용액을 끓이(졸이)는 동안 당화용 그릇의 온도 유지를 위해 이불로 덮어놓는 특별 작업을 동시에 실시하였습니다.



55℃에서 당화하는 동안 2번째 졸임을 30분간 수행합니다.



두번째 졸임을 끝낸 매쉬를 당화조에 다시 붓고 당화조의 온도를 63℃로 설정하여 약 45분 ~ 60분간 당화시킵니다.

당화시키는 동안 3번째 졸임작업을 수행합니다.

3번째 졸임은  약 45분 ~ 60분간 진행합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졸이는 시간이 당화하는 시간입니다.


3번째 졸임이 끝나면 매시를 당화조에 다시 붓고, 74℃에서 매쉬아웃합니다.



이제 라우터링을 할 차례입니다.

밀맥주를 만들 때 주의할 점은 밀맥주의 가루가 필터의 구멍을 막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의 경우에, 밸브를 완전 개방하였는데 꼭지에서 추출되는 워트의 양이 적습니다.

100% 몰트를 사용할 경우에는 밸브를 완전 개방할 경우 꼭지에 가득 워트가 나오던 것과 비교가 됩니다.

밀가루가 필터를 막지는 않은 것 같지만 라우터링을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따라서 밀을 분쇄할 때는 맥아와 분리하여 약간 굵게 분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라우터링과 스파징이 끝난 후에 몰트를 살펴보았습니다.

몰트 찌꺼기 상단에 뻘과 비슷한 앙금이 덮여 있습니다. 

이런 앙금이 필터 역활을 하는 보리껍질 사이의 미세한 간극을 막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앙금을 겉어내니 눈에 익숙한 보리 껍질인 몰트 찌꺼기가 보입니다.



라우터링을 하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나름 대책을 세워봤습니다.

우측은 워트를 받는 통이며 좌측은 매시가 들어 있는 통입니다.



매시가 들어 있는 통에서 워트를 받는 통을 실리콘 호스로 연결하여 양쪽 용기의 뚜껑을 덮어 놓았습니다.

이렇게 설치를 하고 스파징 물만 보충하여 약 1시간 동안 라우터링을 하였습니다.




라우터링을 끝낸 워트에 홉을 추가하여 60분간 끓입니다.



끓임 종료 시점에 워트의 비중을 측정하기 위해서 워트를 조금 받아서 당도를 측정해보았습니다.

당도가 18brix로 측정되었습니다.

당도를 비중으로 환산하니 약 1.0717 입니다.

목표 비중인 1.073보다 낮게 측정되어서 비중을 맞추기 위해서 설당을 1컵 추가합니다.


 당도와 비중 간 변환식

 비중 = 1/({1-(브릭스/261.3)}

 브릭스 = 261.3 x (1 - 1/비중)

* 18.0 브릭스 = 1.0717




설탕을 추가하고 당도를 측정하니 18.4 brix입니다.

비중으로 환산해보면 1.0754 입니다.

목표 비중인 1.073보다 약간 높게 나왔지만 적당한 비중입니다.



끓인 워트를 식혀서 최종 비중을 측정하였습니다.

최종 비중이 비중은 1.074로 측정되었습니다.

목표 비중인 1.073에 거의 근접한 값입니다.

끓이는 동안에 비중을 측정하여 설탕을 추가한 것이 비중을 맞추는데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발효조로 워트를 옮기고 (비싼) 효모를 접종하여 발효 과정을 시작합니다.

BYO의 레시피에 따르면 16℃에서 7~10일 간 발효를 시키고,

병입 후, 5℃~6℃에서 약 3~4주간 condition하라고 합니다.




10일간 발효 기간을 거쳤습니다.

8일간은 20℃에서 발효시켰고, 2일간은 약 12℃에서 발효과정을 거쳤습니다.

저온에 두었던 이유는 맥주 중에 떠다니는 작은 입자를 가라앉히기 위해서 입니다.

발효를 마치고 최종 비중을 체크하였습니다.

1.011 또는 1.012로 보여집니다.


알콜을 측정해보겠습니다.

초기비중 1.074 - 최종비중 1.012 = 0.062, 0.062 * 131 = 8.12로 측정됩니다.

목표 알콜이 8.2도이니 거의 근접한 수치입니다.



이제 라벨을 만들겠습니다. 

라벨에 사용할 상표는 슈나이더 홈페이지에서 얻어왔습니다.

슈나이더 홈페이지에서 얻은 상표와 저의 문구를 혼합하여 라벨을 제작하였습니다.




발효가 완료된 맥주의 탄산화를 위해서 병입을 하고 제작한 라벨을 붙였습니다.

나름 깔끔한 모양의 라벨이 된 것 같습니다.



시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