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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장/2016년

겨울 무 보관

by Gurapher 2016. 2. 20.

시골에 가면 땅을 헤집고 무를 꺼내시던 할아버지를 생각했습니다.

당시에, 

땅에서 막 꺼낸 무의 껍질을 깍고 먹던 무는 무척 맛이 있었습니다.


어릴적 기억을 더듬어 농사지은 무를 땅에 파뭍기로 했습니다.


동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구덩이를 깊게 파야한다는 어깨넘어 들은 어설픈 지식을 기반으로

약 1m 정도의 구덩이를 파고 무를 파뭍었습니다.


무를 수확하고 다음해 겨울에 먹기 위해 저장하던 모습입니다.(2015년 11월 22일)





무를 뭍은 곳을 표시하기 위해 아루미늄 지지대를 세워 놓았습니다.



추운 겨울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요 몇일간 기온이 영상을 유지하여 땅이 녹은 것 같습니다.

이제 지난해에 뭍어 두었던 무를 캐내도 좋을 만큼 땅이 녹았습니다.

무를 캐야 겠습니다.


무를 캐는 첫 삽질이 순조롭습니다.(2016년 2월 20일)



삽질을 시작한 지 얼마 자나지 않아서 무를 덮었던 망사부분이 보이네요.



망사를 져치니 무가 나옵니다.

어린시절 할아버지가 땅에서 꺼내주던 무 맛을 보기 위해 

시험삼아 땅에 뭍었던 무를 이듬해에 보니 신기합니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작년에 파뭍은 상태 그대로 

무가 보관되어 있는 것을 보니,

도심에서 자란 내게는 

어릴적 TV 에서 보았던 마술을 현장에서 보는 듯이 마냥 신기하다.



무의 보관 상태가 양호해 보이네요.




무청을 잘라내지 않은 녀석은 싹을 튀었네요.

이녀석을 심으면 무꽃이 피겠지요?




즐거운 마음으로 무를 이웃과 나누기 위해 봉지에 담습니다.




땅에서 갓수확(?)한 무를 먹어볼 차례입니다.

비주얼상으론 별 이상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식감은 약간 떨어집니다.

아삭거림이 가을 무에 비해 약간 덜합니다.

초보 농꾼의 보관 방법에 문제가 있었나 봅니다.




무의 진짜 맛을 보기 위해 라면 국물을 만들어 봅니다.

밭에서 갓수확한 무와 파뿌리가 멸치와 다시마를 대신합니다.




2016년도 갓수확한 무로 끓여논 라면 맛이 무척 기대됩니다.



멸치와 다시마의 빈자리를 무와 파뿌리가 대신 한 것 같습니다.


제가 끓이는 라면은 항상 맛이 있는 건 사실인데,

무로 국물을 낸 이날의 라면은 소위 역대급 라면이네요!


올 가을에도 무를 저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