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분자 와인을 담근지 약 2달(8.9)이 경과되었다.
발효통을 열어 보니 검정색의 술이 보인다.
발효통의 술을 와인잔에 따랐다.
예전에 냉동 복분자로 담그었을때 보다
향내, 빛, 점도 등이 아주 좋다. 이번 복분자는 기대한 만큼 아직까지는 잘 숙성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6.15에 복분자와인을 담근지 약 2달 보름이 지난 것 같다. 발효통을 살펴보아야 겠다. 발효통을 열고 내부 상태를 살펴보았다. 발효 초반에 복분자가 올라왔던 곳이 발효통 내부에 자연스럽게 표시되어 있다. 발효통 내부 복분자와인의 색과 향을 점검한다. 발효통의 와인색이 검붉은 색으로 보기 좋게 변해있다. 색상만으로는 걸러도 될 것 같다. 냄새를 맡아보니, 복분자의 향이 알콜기와 함께 코를 자극한다. 발효가 잘되었을 때나 맡을 수 있는 향긋한 냄새에 기분이 좋다. 마지막으로 와인잔에 숙성 중인 와인을 덜어내어서 상태를 보았다. 색상, 점도, 향, 맛 등이 적당히 잘 조화를 이룬다. 과즙의 찌꺼기가 컵주위에 달라붙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발효가 잘 된 것 같다. 찌꺼기는 와인을 거르는 과정과 침전과정에서 걸러지기에 신경쓸만한 사항은 아니다. 와인을 걸러도 좋을 것 같다. 와인 걸르기(8.24) 걸음망과 바가지 등을 준비한다. 발효통의 복분자와인과 복분자를 조심스레 걸음망을 이용해 걸른다. 복분자와인을 걸음망에 거르는 동안 걸음망 내부에 아주 진흙처럼 고운 찌꺼기가 걸러진다. 이찌꺼기는 걸음망의 구멍을 막아버려 걸음망 내부의 와인이 걸음망 외부로 나가는 것을 막는다. 그래서 이런 고운 찌꺼기로 인해 복분자 와인을 거르기가 꽤나 어렵다. 걸음망에 걸러진 찌꺼기를 털어낸다. 찌꺼기는 아주 미세한 분말덩어리로 이루어져 있어서 진흙처럼 아주 곱다. 만지면 아주 고운 갯벌흙을 만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복분자와인을 발효통에서 꺼내는 동안 어느덧 발효통 바닥에 갈아앉은 복분자가 보이기 시작한다. 복분자가 침전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복분자 침전물에는 많은 양의 복분자 와인이 섞여 있다. 이정도 상태에서 침전물과 와인을 버리는 것이 좋다. 아까운 생각도 들지만 최종적으로 만들어질 와인의 질을 생각한다면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 좋다. 그래도 아까운 것은 사실이다. ^^ 1차로 걸러진 복분자 와인이다. 2차 숙성을 위해 걸러진 복분자와인을 다시 발효통으로 옮긴다. 오늘 1차로 걸른 복분자와인을 시음하고자 한다. 일명 복분자누보라고나 할까? 첫맛은 분자액에 소주를 혼합한 맛이라고나 할까? 복분자 향과 알콜 향이 강하게 느껴진다. 맛은 다소 떫고 시큼하다. 지인이 작년에 만들어서 1년간 숙성된 2013년 복분자와인 냉장고에서 꺼내와서 졸지에 2013년산과 지금 막 걸른 복분자와인과 비교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2013년산 복분자와인에서는 알콜냄새와 시큼한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역시 숙성된 와인이 맛있다. 술은 익혀 먹는 음식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음식을 익힐 때는 열이 필요하지만 술을 익힐 때는 정성과 시간이 필요하다. 얼마나 정성을 들이고 적당한 시간이 지나야 제대로 된 술 맛이 나는 것 같다. 시간만이 지난다고 해서 좋은 술이 되는 것이 아니라, 술이 만들어 지는 환경이 중요하다. 우리들 사람도 향내 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시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인내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정성으로 대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술을 만들면서 개똥철학을 늘어 놓고 있구만! ^^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