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처음 갔을 때의 일이다.
맥주가 먹고 싶어서 호텔바로 갔다.
메뉴에서 맥주 종류를 보는 중에 루트비어(Root Beer)가 눈에 들어 왔다.
이름이 특이하여 맛도 특별할 것으로 생각하여 루트비어를 주문하였다.
배달되어 온 루트비어는
진한 갈색으로 활명수와 비슷한 냄새를 풍겼다.
먹어보니
맥주 맛이 아니라 활명수 맛이 났었다.
알고보니,
루트비어는 맥주가 아니라 탄산음료였던 것이다.
루트비어의 맛을 본 후로는
그 독특한 맛에 빠져서 루트비어를 좋아하게 되었다.
미국에 파견 근무를 한 적이 있었다.
퍄견지인 미국에서 루트비어를 여러 종류 먹어보았다.
루트비어를 조금씩 먹어보던 아이들도 이내 루트비어의 맛에 빠져들었다.
특히 첫째와 둘째아이가 루트비어의 맛에 빠져들었다.
우연한
기회에 미국인들이 루트비어를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만들어 보았다.
술만들기 짬밥이 쌓인지라 루트비어를 만들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직접 제조한 루트비어와 슈퍼에서 구입한 루트비어의 맛에 큰 차이가 없었다.
옛날에는 루트비어의 독특한 맛을 국내에서 맛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요즘은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음료가 되었지만
2000년대 말까지도 루트비어는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았다.
남대문의 수입상이나 동두천의 미국기지에 가야 구할 수 있는 그런 음료수였다.
오늘,
냉장고를 청소하던 아내가
냉장고 한켠에서 루트비어 원액병을 꺼내보이며 뭐라고 한다.
생각해보니 약 2년전에 루투비어를 만들어 먹고
냉장고에 방치해 둔 루트비어 원액이었던 것이다.
뚜껑을 열어 냄새와 원액의 상태를 살펴보니 다행히 상하지는 않았다.
루트비어 원액병을 어떻게 할꺼내고 아내가 물어온다.
냉장고에 너무 오랫동안 방치해 둔 상태라
나중에 쓰겠다고 하기에는 아내에게 눈치가 보인다.
나른한 봄날 오후에 늘어져 있고 싶은데,
아내는 집안 청소를 한다고 분주히 움직인다.
상표가 약간 변색된 루트비어 병을 처리해 주기를 아내는 내심 바라는 눈치이다.
늘어져 있기에는 아내에게 눈치가 보인다.
루트비어 병을 치우기를 원하는 아내를 위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수제 루트비어나 만들어 봐야겠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어서 루트비어를 만들어 먹기에는 좋은 계절이다.
아이들이 못먹는 술만 만들 것이 아니라
알콜이 없는 이름만 맥주인 탄산음료 비어루트(Beer Root)를 만들어 보자.
일단
병에 기록되어 있는 레시피를 살펴보았다.
무척 간단하게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1. 따뜻한 물 18L에 설탕 9컵을 녹인다. (9컵은 약 1,350g)
2. 루트비어 원액 1병(118ml)을 설탕을 녹인 물에 넣고 잘 젖는다.
3. 2컵 분량의 따뜻한 물에 이스트를 1/2 티스푼을 넣고 약 5분간 놔둔다.(효모활성화)
4. 활성화된 이스트를 설탕물(2번 물)에 넣고 잘 젖는다.
5. 설탕물(4번물)을 병에 넣는다.
6. 23도~26도의 상온에 약 6일 ~ 7일 정도 발효 시킨후,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만들어 먹는다.
고수들에게나 적당한 압축된 내용의 레시피이다.
초보자인 내가 보기에는 뭔가 부족한 레시피이다.
내게 알맞는 레시피를 정리해 보기로 했다.
레시피대로 만들 경우에는 한번에 18L를 만들어야 하기에
한번에 만들어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다.
집에서 만들어 먹기에는 경험상 약 6L가 적당하다.
약 6L 정도를 만들기 위해 전문가용 레시피를
초보자용 레시피로 약간 수정해보자
루트비어 원액 10ml를 기준으로 수정해 보면 다음과 같은 비율이 나온다.
- 원액 10ml에 물 1.5L, 설탕 75g
막걸리를 만들 때
설탕을 첨가하는 기준은 막걸리 100ml에 설탕 4g을 넣었다.
막걸리를 달게 만들 경우에는 설탕을 5g을 넣었었다.
루트비어는 탄산음료이므로 막거리보다는 더 달게 만들어 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병에 기록된 레시피에는
루트비어 100ml에 설탕 7.5g을 넣으라고 쓰여져 있다.
레시피에 쓰여진 것보다는 조금 덜 달게
그러나 막걸리를 담가먹을 때 보다는 더 달게 먹기 위해서
루트비어 100ml에 설탕 6g을 넣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루트비어 6L를 만들기 위한 최종 계량값은 다음과 같다.
- 원액 40ml, 물 6L, 설탕 360g, 효모 약간
먼저,
루트비어 원액을 40ml 준비한다.
걸죽한 루트비어 원액에서는 치약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효모는
아무런 효모를 사용해도 된다.
아무런 효묘가 뭔 말인고 하니,
효모는 크게 빵을 만드는 효모와 술을 만드는 효모가 있다.
술을 만들 때 사용하는 효모는 와인을 발효시키는 효모가 있고, 맥주를 만드는 효모가 있다.
와인 발효용 효모는 적포도주용 효모와 백포도주용 효모, 샴페인용 효모 등으로 나눈다.
맥주효모의 경우에는 라거용 효모와 에일용 효모로 나누며
알콜도수가 높고 낮은 정도에 따른 효모, 술의 쓴맛에 따른 효모의 종류 등, 종류가 상당히 많다.
이전까지는 빵을 만드는 효모를 사용했었다.
이번에는 맥주를 만드는 효모를 사용해 보고자 한다.
약간 쌉쌉한 술맛을 내는 에일맥주용 효모를 사용해 보기로 한다.
물 또는 생수
6L를 약간 따뜻하게 만든다.
여기에 설탕 360g, 루트비어 40ml을 넣는다.
마지막으로 효모를 넣고 잘 저으면 1단계는 끝난다.
이제는
병에 담는 일이다.
병입을 하기 전에 병을 잘 닦고 소독해야 한다.
잡균이 있을 경우에 발효가 아니라
부패할 수 있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루트비어를 병에 담은 후에 6일 ~ 10일 동안 상온(22도 ~25 도)에서 발효를 시킨다.
발효 과정에서 효모가 설탕을 먹고 알콜과 이산화탄소를 만든다.
효모가 만든 이산화탄소가 루트비어로 녹아들어가면 탄산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탄산이 만들어 지는데는 약 6일 ~ 10일 정도가 걸린다.
병에 담은 루트비어이다.
왼쪽 플라스틱 내압병은 병안에 있는 공기를 없애기 위해서
병을 최대한 쭈구린 후에 뚜껑을 닫았다.
병을 쭈구리는 이유는
발효과정에서 공기 중에 산소가 신맛을 만들 가능성이 있기에
병속에 남아 있을 산소를 최대한 없애기 위한 것이다.
남은 일은
병입한 루트비어가 발효되기만을 기다리는 일이다.
다음번에
발효 후에 플라스틱 병을 살펴보기로 하자.
1주일이
지난 후, 병의 상태이다.
내부에 공기가 채워져있는 상태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