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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영산강을 따라 목포로

by Gurapher 2016. 3. 19.

오랜만에 장거리 라이딩이다.

먼거리를 달리기위한 라이딩이 아니라 힐링을 위한 라이딩이다.

담양 - 목포 구간을 즐기면서 달려보자는 것이 이번 라이딩의 컨셉이다.

힐링 라이딩을 즐기기 위한 최적의 자전거는 브롬톤이라고 생각한다. 




터미널에 도착하여 고속버스에 잔차를 싣기 전에 인증샷, 한장.



잘 접은 브롭톤은 버스의 짐칸에 싣고 흔들리지 말라고 고무줄로 버스와 묶어준다. 




차창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보는 것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대중 교통을 이용한 여행을 할 때만 누릴 수 있는 호사이다.



대전에서 담양까지 직행버스가 없어서 담양으로 가기위해 광주에서 담양행 시외버스로 갈아탄다.

대전은 지리적으로 대한민국의 중앙임을 주장하지만 

그런 주장은 자가용을 가지고 길을 길을 떠날 때를 염두에 둔 말인 것 같다.

대중 교통을 이용하여 타지로 가는 경우에는 

대전은 지리적으로 중앙이 맞을 지 모르나, 

교통적으로는 중앙이아니라 오지인 것 같다.




담양 버스터미널 도착



이른 아침부터 움직였더니 배가 출출하다.

점심식사를 하기에는 약간 이른 시간이라 요깃거리를 찾던 중에 어묵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담양터미널 뒷편에 위치한 어묵집이다.

"우리집 어묵은 밀가루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어묵으로 생선살로만 만든 전통 어묵입니다.

한번 드셔보세요, 맛있습니다."

어묵가게 주인아저씨의 자랑이 배고픈 내귀에 속속 들어온다.



어묵의 빛깔이 곱다. 맛있어 보인다. 생선살 120%......

육질이 쫄깃쫄낏하고 담백하다.

이제까지 먹어 본 어묵 중에 단연 최고인 것 같다.

어묵 3개를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이 먹어 치웠다. 


아따 맛난 거, 

허기가 싹 가신다.




담양의 명소인 "메타세쿼이아길"이다.

여지껏, "메타쉐콰이어 길"로 알고 있었는데...

이름이 바뀌었나?





관방제림 길이다.

사실 메타세쿼이아길 - 자꾸만 메타쉐콰이어로 써진다.  오타 남발 중 - 보다 이 길이 더 좋다.

오래된 나무들이 즐비하여 잎이 무성한 계절이 되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훌륭한 풍광도 만들어 주는 관방제림길이 나는 좋다. 




담양의 유명한 국수집의 안내문이 재밋다.

"빈자리에 눈치껏 빨리 자리잡기"




"빈자리에 눈치껏 빨리 자리잡기"에 성공한 사람들이 꽤 많다. 





"빈자리에 눈치껏 빨리 자리잡"고 주문한 국수가 나왔다.

맛집인 것 맞어?






브롬톤 인증샷 한장 찍고






종주길이 장 포장되어 있다.

담양부근이라 길가에 대나무가 사열하듯이 서있다.




인증 도장을 찍을 수 있는 휴게 장소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참여 멤버 단체 사진도 한장!

형님들, 사진을 찍을 땐 근엄한 표정 대신에 웃어주세요.

남들이 보면 싸운 줄로 오해하겠어요.



대어가 걸렸나? 수초에 걸렸나?

궁굼하지만 갈 길이 멀어서 궁금증만 내려놓고 고고...







담양 대나무숲 인증센터를 지나면 길이 않좋아진다.

콘크리트가 파였는지 바닥이 울퉁불퉁한 길이 계속 이어진다.

MTB는 별로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으나

로드바이크나 브롬톤처럼 로드형 타이어를 끼운 자전거는 심하게 흔들리고

빵구가 날까바 걱정이 되는 길이 꽤 오래 이어진다.

한참 공사 중이었으니 조만간에 좋은 길로 다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누가 그랬던가, 이 또한 자나가리...

가다보니 어느덧 울퉁불퉁한 길이 끝나고 매끄럽게 포장된 자전길이 나타난다.




영산강 종주길 안내판




송촌보에 이르렀다.

해가 진 후라서 다리위의 가로등이 하나 둘씩 켜지고 있다.




송촌보를 지나면 보이는 인증센터 안내문




배고프다. 먹고 가자.

유명한 맛집에 또 들렀다.




식당안은 먼저 온 식객들로 빈자리가 없다.

대한민국 맛집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가게를 꽉 채운 많은 사람들, 

음식을 나르는 종업원들의 바쁜 움직임,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 내는 소음.

음식보다 먼저 우리를 맞이한 것은 유명 맛집 식당의 이런 풍경이다.

인터넷에 알려진 맛집보다는 맛집 근처의 덜 알려진 식당을 찾아가게 된다.



수육과 맑은 곰탕



곰탕은 생각보다 저렴하고 생각보다 맛이 괜찮다.


그런데,

더 많은 사람을 받기 위해 

앉을 자리만 겨우 있는 비좁은 공간의 편하지 않은 자리에서 

먹는 음식이 정말 맛이 있을까?


"빈자리에 눈치껏 빨리 자리잡"아 식사를 하는 

넓은 공간이 있는 진우네 국수집이 

정신적으로는 훨씬 더 맛있는 집인 것 같다.




오늘 숙소는 찜질방




찜질방의 규모가 꽤 크다.

그런데 손님이 거의 없다.




신기한 것은 찜질방에 토론방이라는 소규모의 방이 홀에 붙어 있다는 것이다.

토론방은 별도 요금을 지불하고 방 전체를 빌릴 수 있다.

말이 토론방이지 문만 닫으면 독방처럼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우리는 그런 독방을 빌렸다.

이방은 찜질방이 아니라 일반 숙소 같은 느낌이 든다.





홍어 간판이 큼지막하게 보이는 걸로 봐서 목포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





산수유꽃과 동백꽃이 자전거 길가에 이쁘게 피어 있다.




동네 이름이 특이하다. 

다시 방문하라는 뜻으로 해석이 되는 동네 이름이다.




멀리 죽산보가 보인다.




죽산보의 건물이 멋있다.




죽산보를 지나 잠시 휴식




강주변을 따라 만들어 놓은 길이 운치가 있다.

산기슭에 길을 만들수 밖에 없는 위치이다.

산을 깎아서 길을 낼 수도 있으나 나무로 엮어서 길을 냈다.

산을 깍는 것보다는 나뭇길이 비용 절감측면에서 훨신 저렴할 것 같다.


그러나

비용 절감보다는 강주변을 훼손하지 않고 환경 친화적으로 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환영하고 싶다.

더군다나 

주변 경관과 아주 잘 어울리는 길을 만들었다는 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형님들 인증샷을 찍어보기로 했다.








하늘이 흐려서 약간 아쉽지만 사진이 목적이 아니라 라이딩이 목적이니 흐린 하늘을 탓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 사진 실력이 좋으면 하늘이 흐리면 흐린대로 작품을 만들 수 있으나

실력이 그저 그런 나같은 사람들이 공연히 흐린 하늘 탓을 한다.

파란 하늘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왠지 멋있게 보이니까....


파란 하늘을 붙인 사진으로 비교나 한번 해볼까요?

약간 인위적이긴 하지만 좀 더 나아보이지 않나요?



한반도 지형과 유사한 모양의 땅이 보인다는 느러지 전망대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한다. 




곧 비가 쏱아질 것 같이 잔뜩 흐린 날씨에

강가에 묶어 놓은 배마저 탈색되어 보인다. 




한두 방울씩 내리던 비가 이제 본격적으로 내린다.

20여Km만 더 가면 목적지에 다다르게 되는데 비가 내린다.

그것도 세찬 비가...

라이딩을 계속할 지, 접을 지를 결정해야 할 시점에 온 것 같다.

MTB나 로드바이크인 경우에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목적지까지 가야하지만

접는 자전거는 점프가 가능하다.

우리의 자전거는 점프가 가능하므로 우천일 경우에 라이딩을 접을 지 말지를 쉽게 결정할 수 있으나

멤버들간의 의견 조율이 오히려 더 어렵다.



우리는 접이식 자전거의 최대 장점인 점프를 적극 이용하기로 했다.

전남 무안군 일로읍의 하나로마트앞에서 목포행 시외버스를 타려다가 승차거부를 당했다.

헉, 자전거를 싣어 줄 수 없단다. 접이식 자전거인데, 그것도 가장 작게 접힌다는 브롬톤인데...




시내버스로 다시 도전하기 위해 일로성당앞의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하여 재도전







성공!

시외버스 기사 아저씨와는 다르게 시내버스 기사 아저씨는 별말없이 타라고 하신다.

아마도 시내버스차 안의 공간이 시외버스보다는 넓어서 흔쾌히 허락하신 것 같다. 




목포의 또 다른 맛집을 방문하였다.




유명한 맛집답게 가격이 약간......




낙지육회탕탕이 + 소주




낚지볶음 + 쐬주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에서 편한 자세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라이딩을 종료하고 뒷풀이를 하는 자리라서 맛집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기차를 타기 위해 목표역으로...




접이식 자전거의 또 다른 장점,

어디든지 약간의 공간만 있으면 자전거를 싣을 수 있다는 용이성이다.

이런 편리성때문에 나는 접이식 자전거에 푹 빠져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 하나의 추억을 쌓은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