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새통 제주공항
북극의 -40도되는 시베리아 공기가 한반도로 세력을 넓히면서
우리나라에 한파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제주지역에 한파로 인한 폭설이 내렸다.
한파는 폭설과 강풍을 함께 몰고 왔다.
강풍과 폭설은 제주도를 오가는 모든 교통편을 묶어버렸다.
항공기와 배편이 모두 결항된 것이다.
한파와 폭설로 도로에는 행인도 없고 차량도 별로 없다.
공항은 육지로 나가는 표를 구하려는 관광객과
제주도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파하려는 방송국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방송을 통해 보았던 제주공항의 북새통 현장에 내가 있었다.
항공사 창구마다 관광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언론에서는 제주도 교통편 두절을 알리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공항바닥에 박스를 깔고 담요를 덮고 잠들어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여행가방과 카트로 임시 벽을 만들고 잠을 청하는 모습도 흔한 모습이다.
누구인지 몰라도 아주 좋은 선택을 한 것 같다.
따뜻한 기온으로 눈이 잘 내리지 않는 제주에 32년만에 폭설이 내렸다고 한다.
그로 인해서 제주도에 약 6만명의 사람들이 묶여 있다고 한다.
여기는 대가족이 온 모양이다.
공항에 발이 묶인 관광객을 위해 핸드폰을 충전해주는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그리고 먹거리와 음료를 봉사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고마우신 분들이다.
공항 4층의 식당가 앞에도 자리를 펴고 누워있는 사람들이 즐비하다.
우리도 다른 관광객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결국
우리도 공항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몸이 피곤하니 잠이 저절로 온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누워 있으니,
날바닥에 눕는 것이 쑥스럽지가 않다.
식사는 공항 한켠의 바닥에서 먹는다.
이제는 쑥스러운 것도 없어진 것 같다.
드디어 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제주공항 활주로에 간간히 눈이 쌓여 있다.
출국장에 들어서니 맘이 놓인다.
이륙을 기다리는 비행기들이 활주로에 줄을 지어 서있다.
드디어 이륙을 했다.
이제 집으로 가는 것이다.
공항에 착륙하여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
청주공항에 도착하니, 이곳은 완전히 딴 세상이다.
불과 1시간 전에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던 곳에 있었는데,
이 곳은 조용하다. 그리고 깨끗하다.
잠시 꿈을 꾼듯하다.
비행기 안에서 잠시 졸았는데 바뀐 상황에 쉽게 적응이 되지 않는다.
워낙 이전에 고생을 해서인지, 주변의 소음과 불편함에 익숙해서 인지
조용하고 깨끗한 공항을 보니 익숙하지가 않다
"관광지에서 발이 묶인 관광객"은 언론에서만 접했던 문구였다.
그 것은 내일이 아니고
항상 남에게만 생기는 일로만 치부했던 일을 이번에 처음으로 겪은 것이다.
원하지 않은 일이 불가역적인 것으로 인해 발생하여
내의도와는 다른 쪽으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일상에서 벗어난 일이 생긴 것이다.
일상적이라는 말이 내포하는 의미가 무료함, 심심함이 아니라
일상적이라는 말이 얼마나 편한 말인 가를 새삼 깨닭은 여행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일상적이라는 낱말이 평범함이라는 의미로 곧 다가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