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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진에 대한 단상

아직도 아날로그 습관이...

by Gurapher 2016. 7. 31.

아직도 아날로그 습관이...


아날로그 사진은 필름을 사용하는 사진을 의미한다.

아날로그 사진은 촬영과 동시에 이미지가 결정된다.  

촬영과 동시에 이미지가 필름에 기록된다.

필름 매체의 특성상 필름에 담긴 이미지는 수정이 거의 불가능하다.

트리밍이나 인화 시에 일부분에 노광 시간을 바꾸는 것으로 이미지에 변화를 주는 것이 전부이다. 

버닝이나 닷징이 전부였었다. 

인화 시설이 없는 경우에는 노광 시간을 이용한 이미지 변화는 기대할 수가 없다.


* Hasselblad 503CX, 2007, Death Valley, USA



그래서,

필름에 기록된 이미지를 편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트리밍이다. 

트리밍이 가해질 수록 인화되는 필름의 면적이 작아지게 된다. 

필름의 면적이 작아진다는 것은 인화하는 이미지의 해상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 Hasselblad 503CX, 2008, 용암사




촬영한 이미지에 트리밍을 할 경우를 대비하여 필름 면적이 큰 카메라를 선호한다.

필름 크기에 따라 이미지의 품질이 결정되기 때문에 

소형보다는 중형카메라를, 중형보다는 대형 카메라를 선호하게 된다.


* Noblex Pro 120, 2012, Maryland, USA


그러나 트리밍을 염두에 두고 촬영하는 것은 좋은 방법은 아니다. 

트리밍으로 이미지가 잘려나가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은 품질의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트리밍을 하지 않도록 촬영하는 연습을 하게 된다. 


트리밍을 하지 않으려면,

촬영하고자 하는 대상이 어떻게 표현될 것인 가에 대해 미리 구상을 해야 된다.

즉, 촬영전에 어떤 이미지가 나올 것인 가를 생각하고 촬영을 한다. 

물론, 

움직이는 모델을 대상으로 촬영하는 경우에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모델의 표정을 잡기 위해서는

먼저 촬영하고 나서 나중에 최적의 이미지를 선별 또는 트리밍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연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사를 통해 얻어진 미이지 중에 가장 좋은 이미지를 선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Nikon D100, 2004, 강원도 횡성


취미로 사진을 하는 경우에는 연사보다는 한잔한장 천천히 촬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날로그 사진 시절에는 연사의 증가는 비용의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한장한장 촬영하는 것이 작가들의 일반적인 촬영태도였다.

만약 사용하는 카메라의 필름 크기가 커질수록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모델 촬영을 제외한 일반적인 촬영에서 연사를 통해 사진을 선별하는 것은,

새를 잡기 위해 정조준하여 사냥하는 것이 아니라

산탄을 다수 발사하여 새를 잡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실력보다는 운에 기대는 것 같아서 별로 좋아하지를 않는다.

더구나 필름의 크기가 커질수록 산탄발사는 점차 자제하게 된다.


 

Nikon D700, 2012, Maryland, USA


연사를 꺼리는 또 다른 이유는 시간때문이다.

연사를 통해 촬영한 이미지 중에 가장 좋은 이미지를 선별하는 일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연사한 이미지가 많으면, 이미지를 비교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결정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미지가 많을 수록 결정 장애가 발행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Nikon D200, 2008, Spain, Camino de Santiago


아날로그 사진의 경우, 

필름의 크기가 커질 수록 연사의 증가는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

주로 중형카메라를 사용하던 나는 한잔한장 신중히 촬영해야 했던 이유가 여기에도 있었다. 


사실 나는 연사를 하지 않는 편이다. 

사실은 비용이 증가가 사진을 취미로 즐기는데 적잖이 부담으로 다가왔고

매번 필름을 사러 매장에 가는 것도 귀찮은 일 중에 하나였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연사를 줄이려고 노력하였다.

연사를 줄이려는 노력은 

점차 사진을 한잔한장 천천히 촬영하는 태도가 몸에 배게 되었다.


그런데,

디지털사진이 일반화된 요즘에 

나의 사진생활은 아날로그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연사를 못하는 것이 첫번째이고, 

촬영을 할 때 의식적으로 트리밍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두번째이다.


요즘에 출시되는 카메라의 연사능력은 대단하다.

35mm 풀프레임 카메라나 APSC-C급 또는 포써드 방식의 카메라가 아니더라도 연사능력은 대단하다.

카메라의 해상도도 중형 필름 카에라의 해상도에 육박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카메라의 성능은 필름 시절의 카메라 성능을 능가한지 이미 오래되었다.


Nikon D700, 2011, Maryland, USA



아날로그 사진 시절에 몸에 밴 연사를 안하려는 습관은

이미 정점에 다다른 카메라의 기계적인 성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는 단점으로 변하고 있다. 

이동 피사체를 촬영하는 기능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트리밍을 하지 않으려는 고집은 촬영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순간순간을 포착하고 촬영해야 하는 경우에 

손이 느려서 중요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아날로그적인 습관을 버릴려고 연습을 한다. 

그러나 

막상 촬영에 임하면 결과 이미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어 셔터가 늦어진다. 


* Nikon D100, 2004, 변산 채석강


그러나 아날로그적 습관이 장점이 되는 경우도 있다.

연사보다는 한장한장 사진을 찍다보니, 카메라의 컷수가 급격히 증가하지 않는다.

촬영이 끝나고 사진을 고를 때, 시간이 절약된다.

컴퓨터에 사진이 차지하는 저장공간이 연사를 가할 때보다 상대적으로 적다.

가장 좋은 것은

아마도 중고로 팔 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


트리밍프리 촬영을 고집하다 보니 이미지를 선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짧아진다.

사실은 내세울 만한 사진이 없어서 사진선별에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는 것이 진짜 이유이긴 하지만.


Nikon D700, 2012, Monument Valley, USA


머리가 아닌 몸으로 익힌 습관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연사보다는 한잔한장씩 촬영하고 

촬영 전에 결과 이미지를 생각하여 촬영하다 보니 

천천히 가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LTE 시대를 맞아 빨리 가려하니 몸이 균형을 잃는 것 같다.


몸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디지털 시대에 사진이라는 취미를 유지하기 위해서

아날로그적 촬영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내게는 맞는 것 같다.


Nikon D200, 2007, Seattle Tacoma Int'l Airport, USA



사진 촬영의 아날로그적인 습관은 

아직도 필름 카메라를 버리지 못하는 집착으로 변해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몇년째 사용하지 않는 중형 필름 카메라를 없애면, 

나의 아날로그적인 습관도 없어질까?

* Samsung NX30,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