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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브롬톤으로 제주도 여행하기 -3일차

by Gurapher 2016. 5. 13.




브롬톤 타고 제주도를 한바퀴 도는 여행의 하일라이트인 3째날입니다. 

오늘은 버스를 타고 제주관통도로인 5.16도로의 교래입구로 갑니다.

교래입구에서 교래3거리를 거쳐 성산일출봉까지 계속 내려가는 길을 달리고, 

제주의 아름다운 중산간 길을 가는 날입니다.

 



아침은 맥도날드에서 모닝 세트로 간단히 해결합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이제 차를 타러 갈 시간입니다.




서귀퐁-성판악-교래입구-제주시 구간을 운행하는 782번 시외 버스를 탔습니다.

제주시나 서귀포에서 한라산 등반을 위해 성판악을 갈 때 이용하는 버스입니다.

손님이 적은 관계로 기사님께서 접는 자전거는 차에 들고 타라고 하십니다.

의자 사이의 공간에 브롬톤을 넣었습니다.




서귀포시 (구)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가 약 5분 동안 쉬었다가 출발합니다.




시외버스 안의 브롬톤과 함께한 풍경입니다.





성판악을 지났고, 이번에 정차하는 정류장이 교래입구입니다.




782번 버스는 우리를 교래입구에 내려놓고 자기의 길로 갑니다.

교래입구의 정확한 해발고도는 모르겠으나 성판악이 약 700m 임을 감안한다면

이 곳 교래입구 정류장도 그 정도는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해발 700m에서 해안가로 달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생각만해도 즐겁습니다.





제주의 중산간 도로 다운힐에 앞서 이 곳까지 온 것에 대한 기념 사진을 남깁니다.





교래입구 정류장에서 체감 시간으로 약 10분 정도를 내려 온 것 같습니다.

사려니숲길 입구입니다. 서려니숲길 입구에는 주차시설이 없습니다.

사려니숲길 입구 윗쪽에 차를 주차할 공간이 약간 있습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차를 세우고 사려니 숲길 입구까지 걸어갑니다.

저는 걷지 않고 자전거로, 유유히....





사려니숲길 버스 정류장입니다.

이곳은 자동차로 지나다녀 본 길인데,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려니 기분이 묘합니다.



사려니숲길 입구를 지나, 비자림숲길이 거의 끝나가는 지점입니다.

바자람 숲길을 자전거로 천천히 내려오니 정말 좋네요.

제주도 1일 골드코스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브롬톤만이 할 수 있는 제주도 1일 골드코스 : http://blog.naver.com/namkoong/220078324176 )




5.16도로 교래입구에서 성산까지 이어지는 길은 다운힐 코스이나 중간중간에 아주 짧게 언덕이 있습니다.

그러나 언덕은 급하지 않고 언덕의 길이도 짧아서 큰 힘이 들지않습니다.




성산까지 이어지는 도로변에는 몇개의 말목장이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말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도 있습니다.




교래에 있는 테마파크인데 이름이 기억나질 않네요. 잠시 쉬어 간식을 먹고있습니다.




제주 전형적인 중산간 도로의 모습입니다.

도로 양옆으로 이어지는 나무들과 직선으로 나 있는 깨끗한 도로...

제주도에 올 때마다 이렇게 깨끗하고 한적한 길을 자전거를 타고 가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생각이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순간입니다.

자전거로 중산간도로를 타고 가는 기분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도로 양옆으로 갓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차량이 다니는 길을 이용하여 중산간 길을 가야합니다.

차로를 이용하여 자전거를 타는 경우에는 항상 뒤에 오는 차에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행이 자전거 뒤에 오는 차들이 알아서 자전거를 피해 갑니다. 

간혹 우리에게 조심하라고 경적을 살짝 울리고 가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차들이 경적을 울리지 않고 알아서 피해 갑니다.

도로에서 자전거를 대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이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구간입니다.



송당마을에 도착하였습니다.

이곳 부터는 도로 변에 갓길이 있어서 자전거 타기가 훨씬 수월했습니다.


몇번 송당마을을 지날 때마다 느낀 점은 동네가 참 고즈넉하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 이곳을 다시 지나는데, 시골 마을의 고즈넉한 기운은 저만 느끼는 것이 아니었나 봅니다.

마을 이곳 저곳에 분위기 좋은 음심점과 찻집이 들어서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제주 시골집을 허물고 번듯한 현대식 건물을 지어 영업점을 차리지 않고,

제주 시골집 본연의 모양을 살려 둔채로 내외부에 변화를 주어 영업점을 차렸다는 겁니다.

제주 본연의 모습을 간직한 모습에 보기가 좋았고, 

그런 곳을 찾아와 주는 관광객 덕분에 동네에 활기가 넘쳐보입니다.


제주 시골집 본래의 모습을 간직한 음식점과 찻집을 보니 정겹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곳에 사람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니, 

사람사는 동네의 온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우리는 송달마을의 분식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허수아비입니다.

경작을 해서 꽃이 핀 것인 지, 경작을 하지 않아서 꽃이 핀 것인 지는 모르겠으나, 

주변에 새가 없는 것으로 보아 밭 한가운데 서 있는 허수아비는 제 할 일은 충분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갓길이 있는 중산간 마을 길을 달리니, 

갓길이 없는 경치 좋은 중산간 길을 달리는 것 보다는 마음이 편해서 좋습니다.





무엇을 경작할 지 모르지만 경작을 앞두고 갈아논 까만 색의 밭을 보니 제주도에 와 있다는 것을 다시 느낍니다.




지난 겨울에 방문했던 용운이 오름에 또 왔습니다.

김영갑 사진작가가 생전에 좋아했던 용눈이 오름입니다.




용눈이 오름은 흐린날이면 흐린대로 분위기가 좋습니다.



용눈이 오름을 지나 성산으로 "또" 내려갑니다. 

성산까지 차량이 비교적 적은 길을 가기로 하였습니다. 우리가 선택한 길은 농로였습니다. 

제주환상자전거길을 벗어난 제주도의 농로를 따라가다보니, 

차량을 타고 갈 때는 못보고 느끼지 못한 제주의 모습을 접하게 됩니다.

농사를 짓다 말고 우리를 보고 더운 날 무슨 고생이냐며 혀를 차던 허리가 굽은 노인 분,

제주도에서 간혹 보았던 묘가 동산을 이루어 있던 어느 무덤 동산

들리는 것은 바람 소리와 새소리이고 보이는 건 하얀색의 콘크리트 길과 초록 풀로 가득찬 좁은 길,

그리고 약하게 내린 비가 빠져나갈 곳이 없어 작은 웅덩이가 되었던 길을 지나갔습니다.




감귤 꽃을 가까이서 처음 보았습니다.

감귤농장을 지나가는데, 귤 향내가 나길래 수확철인가? 하고 농장으로 다가섰습니다.

귤 향내는 귤 꽃에서 나는 향내였습니다. 

할 수 있다면 귤꽃을 집안의 방향제로 사용하고 싶습니다. 

하얀색 꽃에서 풍기던 그 향내가 아직도 코끝에 머물고 있습니다.




중산간 도로를 내 달리다보니 어느새 성산에 도착하였습니다.





경치 좋은 곳이면 해야 일이 있지요.

자리잡고 경치를 즐겨야지요. 

눈으로 경치를 보고 

입으로 경치를 마시고

손으로 경치를 찍고.

조금 늦으면 어떻습니까? 이 시간은 지나가면 또 오지 않는데, 여유를 갖고 최대한 즐겨야지요.


조금 늦는 다구요? 

늦다 빠르다는 내가 설정한 것이지 남들이, 아니 시간이 결정한 것이 아니지요. 

늦은 것도, 알맞은 시간도, 약간 이른 것도 내가 결정하는 것이기에, 

이번 여행은 시간에 늦은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




제주환상자전거길을 가지 않고 제가 결정한 길을 가다보니, 어쩌다 올레길로 접어들었습니다.

그 덕분에 아주 훌륭한 경치를 보았습니다.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곳을 기나게 된 것입니다.




성산포 근처를 지나고 있습니다.

성산 일출봉도 좋지만 성산을 조금 벗어난 곳인 성산포에서 세화해변까지 길이 좋습니다.




도로변에 빨간색의 수초를 말리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궁금하여 일하시는 아줌마에게 물어보니, 우묵가사리라고 하네요.

요즘이 우묵 가사리 수확철이라고 합니다.




오늘 묵을 민박집입니다.

세화해변입구의 구좌읍에서 민박집 소개 플랜카드를 보고 찾아온 집인데 저렴하고 깔끔합니다.

주인분들께서 친절하셔서 아주 좋았습니다.




오늘은 약 70Km를 탄 것 같습니다.

체력 고갈 방지와 다음날 원활한 여행을 위해서 하루에 60Km 이상을 타지 않겠다고 계획한 여행인데, 

교래입구부터 성산일출봉까지 40Km 정도의 내리막 길을 힘들이지 않고 주행했기에 가능했던 거리였습니다.


제주 3일차 주행 거리를 기록한 지도입니다.


지도에 기록하였듯이 교래입구부터 송당마을까지의 중산간 도로가 

도로변의 갓길이 없어 자전거를 타기에는 약간 위험한 구간이었으나 

경치와 분위기는 최고였던 구간이었습니다.

접이식 자전거로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구간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