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made,
언제부터인가 집에서 만든 음식을 선호하게 되었다.
어릴 때,
어머니께서 고추장을 담그고 된장을 만드는 것을 보아왔다.
장을 담글 때, 어머니께서는 유난히 정성을 들이는 것 같았다.
사실 장보다는 맛난 음식을 만드는데 더 많은 정성을 쏱아야 할 것 같았다.
그러나 장을 담글때 유난히 정성을 다하는 엄니를 어린 눈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장을 담그는 것을 보면서 자란 이들에게는 가정에서 장을 담그는 것은 자연스런 일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가정에서 장을 담그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지금, 아내는 그 흔하지 않은 일을 하려고 한다.
그 흔하지 않은 일에 나는 시다바리로 참여하게 된다.
*"시다바리"가 일본말에는 없다하나 일본어처럼 들리기에 "마당쇠"로 부르기로 하자
맛있는 음식은 좋은 재료에서 나온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아내는
무농약으로 재배되고 가공된 국산 제품을 구입하였다.
죄로부터 소금, 찹쌀가루, 엿기름, 메주가루를 준비한다.
참쌀가루와 엿기름을 섞는다.
여기에 약수터에서 떠온 생수를 붓는다.
중불에 올려 놓고 젓는다.
단순히 힘만 쓰는 일은 마당쇠의 몫이다.
기술을 배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색깔이 점차 변하고 농도가 묽어진다.
엿기름이 찹쌀가루를 삭히는 중이다.
불투명하고 뿌였던 초기 상태와는 다르게 맑고 투명한 물로 변했다.
고추장의 진한 맛을 내기 위하여 엿기름물을 졸인다.
졸이기를 계속하면 조청이 된다.
조청을 식히면 갱엿이되며
갱엿을 늘리기를 계속하면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하얀색의 엿이 된다.
졸인 물(딱히 뭐라 부르는 지 모르겠다)을 식힌다.
식힌 찹쌀가루 삭힌 물을 거른다.
마지막 한방울까지 거른다.
걸러진 찹쌀가루 삭힌 물이다.
찍어 먹어보면 달달하고 맛이 좋다.
이제 고춧가루를 준비한다.
고춧가루에 메주가루를 섞는다.
고춧가루와 된장가루를 섞은 것에
달여둔 찹쌀가루 삭힌 물을 붓는다.
찹쌀가루 삭힌 물과 고추가루가 잘 섞이게 저어준다.
섞는데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든다.
이제 힘이 필요한 시간이다.
본격적으로 마당쇠가 필요한 때이다.
중간 중간에 간을 보면서 소금을 추가한다.
고추장이 거의 완성이 되었다.
완성된 고추장을 1~3일 정도 숙성한 후에
항아리에 담그면 1차 작업은 끝이다.
때깔이 좋네!
아내에게 말한다.
힘들여 만들지 말고 사다 먹자고.
재료비와 만드는 시간을 생각하면 사먹는 것이 저렴할 수도 있다.
더구나 맛이 없을 경우에 만든 사람이 받을 스트레스를 생각한다면
속편하게 시중에서 사다 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런 내말에 아내는 말한다.
편하게 살려면 이렇게 힘들고 귀찮은 수고를 안한다고.
음식은 편리함과 타협할 수 없단다.
집에서 장류를 만드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한다.
음식을 만들 때 얼마나 정성을 들이는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아이들이 봐야 한다고.
그래야 음식의 소중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까지 엄니께서는 된장, 고추장, 간장을 손수만드셨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homemade였다.
메주를 띄울 때 나는 그 냄새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간장을 졸일 때면 그 냄새가 싫어서
집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놀다가 집에 간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인지 엄니가 만들어 주셨던 밥이 제일 맛있었던 것 같다.
울 녀석들도 아내가 만들어준 밥이 제일 맛있는 밥으로 기억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