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끌리는 대로,
시간에 구애받지않고,
체력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브롬톤과 함께한 경포대 - 삼척 구간 동해안 여행
문교부 시절에 주입식교육에 충실했던 나는,
계획의 중요성을 신앙처럼 받들고 살아왔다.
그래서 무계획적인 여행보다는
일정이 잘짜여진 여행을 선호한다.
출발은 몇시에 하고,
식사는 인터넷에서 맛있다고 하는 집에 몇시에 들러서 식사를 할 것이며,
관광지는 몇 곳을 방문할 것이며,
숙소는 어디로 정할 것이며,
숙소에는 몇시에 도착한다라는
계획이 잘 세워진 여행을 선호해 왔다.
잘 짜여진 여행계획은
여행을 알차게 할 수 있지만
계획에 따라 움직여야하는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발이 닿는 대로,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여행을 하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막상
여행을 결심하면
계획을 세우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이번 동해안 자전거 여행은
여행계획을 세우지 않고 떠나보기로 작정하였다.
다만, 출발시간과 행선지 정도만 결정하기로 했다.
맛집검색, 숙소예약, 시간계획이 없는 여행을 하기로 한 것이다.
진정 자유여행!
맛집은 허기지면 조선팔도의 음식점이 모두 맛집일 것이며,
우리 3명이 잠을 잘 곳이 없겠는가?
민박이라는 우리 고유의 숙박체계가 있는데...
이렇게 생각하니
계획이란 놈과 함께 다니는
"부담"이라는 녀석으로부터 멀어진 것 같다.
이번 여행의 컨셉은 "힐링 자전거 여행"으로 잡았다.
무계획여행을 선언하였는데, 자전거가 1대가 부족하다.
시작부터 무계획적이구만! ^^
부족한 자전거는 빌려서 자전거를 준비하였다.
(1일차)
강릉까지는 버스를 이용하였다.
버스터미널에서 5분 정도를 달려 남대천에 이르렀다.
남대천변을 따라서 경포대로 향한다.
저멀리 다리너머에 동해 바다가 보인다.
남대천을 벗어난 첫변째 해변에 있던 조형물
바다를 보며 모녀간의 수다가 웃음으로 변해간다.
나란히 서있는 자전거
간문솟대다리의 하얀 곡선이 파란 하늘과 대비를 이루고 있다.
경포대 해변의 간이 쉼터
경포해변의 조형물
파란하늘, 소나무 그리고 자전거
경포해변을 배경으로 지나는 행인에게 부탁한 인증샷
경포 해변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던 중에 들른 중식당
앞서 가던 승용차 몇대가 줄지어 중식당으로 들어간다.
앞의 차를 따라서 중식당 주차장으로 따라가니,
먼저 주차한 차들로 식당의 주차장은 이미 만석이다.
계획에 없던 식당인데,
주차장에 주차한 차의 숫자만큼 기대가 되는 식당이다.
계획없이 들른 식당인데,
음식이 깔끔하고 맛있다.
혹여 근처를 여행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지몰라서
중식당의 명함을 함께 올린다.
비행단옆에 만들어진 자전거길의 풍경이 정겹다.
경치가 좋은 곳이 나오면 여지없이 자전거를 세우고
준비해온 맥주를 꺼내든다.
경치좋은 곳에서 마른 목을 축여주는 맥주맛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짜릿하다.
먹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맛이다.
이런 소소한 즐거움을 즐기기위해
나는 자전거 여행을 한다.
어느덧 해가 저물기 시작한다.
숙소를 정해놓지 않은 상태라
처음에 보이는 곳에서 잠을 자기로 하였다.
금진해변의 해변하우스민박!
여기가 오늘의 숙소로 당첨되었다.
숙소에서 바라본 풍경
바닷가쪽으로 방을 배정받아서
창문을 여니 동해의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여행을 왔으니 여행지의 생산품을 소비해야지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겠는가?
동해안의 특산물인 자연산회와 오징어회를 먹어야 하는
의무감으로 횟집에 들어 갔다.
이번 횟집도 인터넷 검색없이
발로 하는 발검색을 통하여 찾은 식당에 들렀다.
밑반찬의 깔끔함과
회를 준비하시는 주인마님의 정성이
한상 가득히 푸짐하게 나온다.
뒷분들을 위하여 좌표를 남겨두니,
필요하신 분들 아래의 좌표를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자전거를 타기 시작해서 숙소에 도착한 시간을 계산하니
약 9시간 정도 되는데,
핸펀의 기록된 라이딩 시간은 약 3시간!
약 6시간은 어디서 무엇을 했단 말인가?
(2일차)
숙소 베란다에서 본 일출이다.
4만원짜리 숙소치고는 훌륭하다.
다음에도 여기서 묵어야 겠다.
삼척으로 내려가다가 적당한 식당이 나오면
아침식사를 할 계획으로
숙소에서 약간 일찍 08:00에 출발하였다.
약 1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 망상 오토캠핑장이다.
바닷가에 늘어선 카라밴을 보니 이국적인 풍경이다.
망상해수욕장의 어느 까페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주문하여 아침식사를 하였다.
이곳에서 만들어준 샌드위치가 크기도 맘에 들고
맛도 아주 좋았다.
까페의 2층 테라스에서 보는 해수욕장의 경치는
동해안 특급호텔에서도 볼수 없는 아주 멋있는 풍경을
제공하고 있다.
근처에 가시는 분이 계시면 2층에서 커피 한잔을
하고 가시기를 권하고 싶다.
막주를 먹어도 좋을 듯...
대진항의 등대앞에서....
대진해변에서 파도타기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보인다.
어달항근처를 지나는데,
구름, 파도, 햇빛이 아우러져 멋있는 풍광을 만들고 있다.
추암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애국가 첫장면인 일출에 나오던 촛대바위....
동해뮬과 백두산이.....
10여년 만에 다시 찾은 추암의 모습은 그대로였다.
다만 10여년전에는 4명이었는데, 지금은 5명이 되어 있다.
동해안 자전거 도로를 내달리는
어영부영하다가 삼척에 도착하였다.
고속버스에 자전거를 싣기위해 접어 놓는다.
오늘은 6시간 동안 자전거를 탔는데,
기록에는 약 38Km를 약 2:30 동안 탔다고 나온다.
동해안 라이딩을 위해 집을 떠날 때 시작한 스톱워치를
집에 도착하여 보니 40:10이 지났다.
금번 힐링 자전거 여행은 내 여행 스타일에서 벗어난
무계획에 도전한 여행이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어떤 여행보다도 자유롭고
직장생활로 피곤한 영혼을 정화시켜주는 힐링여행이었다.
다음 여행도 구체적인 계획없이 떠나는 여행을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