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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라거

IPL - Brown version

by Gurapher 2023. 2. 19.

 

IPL? IPA가 아니라 IPL?

L이면 라거라는 것인가요?

정식으로 맥주의 종류로 인정받지못하고 있지만 덕후들 사이에서는 라거의 특징이 반영된 IPA를 만들어 마시고 있습니다.

 

모든 맥주는 홉을 사용합니다.

라거도 홉은 사용하나 홉의 특징이 두드러지지 않고 몰트를 보좌하는 정도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독일식 맥주에서는 홉의 특징보다는 맥아의 특징이 강조됩니다.

보헤미안 라거에서 느껴지는 홉의 쓴맛이 그나마 홉의 개성이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몰트의 특성이 느껴지나 바디감으로 승부하려하지 않고 가볍게 마무리하는 느낌의 맥주가 라거입니다. 

라거는 에일에 비해 가볍고 청량하다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나마 바딤감을 강조하는 밀맥주의 경우도 에일보다는 바디감이 약한 것이 라거의 이런 특징이 반영되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IPL은 라거효모를 사용합니다.

발효에 라거효모를 사용하기만 하면 IPL로 분류한다면 너무 쉬운 분류가 될 것 같습니다.

IPL도 라거이므로 라거의 특징인 몰트의 특징을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홉을 어떻게 사용하는냐가 IPL의 핵심 요소입니다.

따라서 몰트의 특징을 살리고 홉에서 출발하는 꽃향기와 과일향이 뿜어져 나오는 라거가 IPL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IPA의 변형이 IPL로 생각하기에 IPA의 특징인 쓴맛을 약간 살리고 홉의 향기와 몰트의 느낌을 조합하는 쪽으로 양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양조에 사용할 재료와 레시피 입니다.

 

재료입니다.

 

당화를 진행합니다.

 

몰트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당화 온도를 67℃보다 약간 높은 68℃로 설정하였습니다.

 

스파징을 합니다.

 

액상 몰트 추출물을 준비하였습니다.

몰트익스트랙트는 맥주의 바디감을 위해 밀몰트 추출물을 준비했습니다.

 

끓임과 호핑을 진행합니다.

 

 

초기비중은 예상대로 1.070입니다. 

 

시중에 갑자기 바바리안 라거를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난 겨울에 수거해둔 효모를 재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발효가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종료비중이 0.018입니다.

 

 

지인의 따님께서 만들어 준 라벨입니다.

화사한 꽃향기가 나는 갈색의 맥주 이미지를 절절히 잘 표현하였습니다.

Brown IPL의 라벨로 안성마춤입니다.

 

병입 후에 증명 사진을 찍었습니다.

 

 

약 3주간의 후숙성을 마친 후에 시음을 하였습니다.

색상은 진한 갈색을 넘어 적갈색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색상이 아주 고급스러워서 맥주가 맛있게 보입니다. 

헤드는 조밀하지는 않았지만 맥주를 마시는 동안 잘 유지되었습니다.

소나무향과 열대과일의 향이 느껴집니다. 몰트의 고소한 느낌은 느껴지지않습니다.

첫모금에서 느껴지는 과일의 향이 강하게 피어납니다.

몰트의 느낌은 약간 단맛으로 드러납니다. 

IPA에 비해 드라이하다 보다는 가볍다라는 느낌이 듭니다.

피니쉬에 쓴맛이 과하지도 약하지도 않게 적절히 느껴집니다. 다만 쓴맛이 더 약하게 나타나면 어떠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보일링 홉을 약하게 내지는 사용하지 않았으면 맛이 어떠했을까 하는 느낌이 듭니다.

일본 여행때 마셔본 IPL는 아로마와 플레버가 너무 약하지않았나 생각해서 드라이호핑을 2번을 했습니다.

그래서 효모보다는 홉의 향이 좀더 진하게 올라옵니다.

맥주의 밸런스는 아주 좋습니다.

다만 쓴맛을 줄였으면 어떠했을까하는 궁금증을 남기는 맥주였습니다.

 

 

약 5개월이 지난 후에 시음한 내용입니다.

색상은 적갈색으로 고급진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습니다.

강하게 느껴지던 홉의 향과 쓴맛이 둥굴둥굴하게 다듬어졌으며,전에는 약하게 느껴지던 몰트의 느낌이 이전보다 강하게 느껴집니다.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느낌의 맥주가 되었습니다.

비오는 오후에 고즈녁하게 마시기에 아주 좋은 술이 되어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