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사진에 대한 단상

물결치는 능선

by Gurapher 2017. 2. 20.

물결치는 능선들


대학생인 아들이 몇주전에 지리산 종주를 하자고 하더군요.

젊은이들은 보통 산을 좋아하지 않는데 산에 가자고 하길래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이유를 물었더니,

초딩때 덕유산 설경이 멋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 설경을 한번 더 보고싶다는 겁니다.

기왕이면 4년전에 가족 모두가 종주한 지리산에서 설경을 보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보통 부모가 자식들을 반 강제적으로 산에 데리고 가는데,

아들이 먼저 산에 가자고 하길래,

혹여 아들의 맘이 바뀔새라 앞뒤 가리지 않고 지리산 산장을 예약했습니다.


2.15부터는 산불방지기간으로 종주코스를 일시 폐쇄하고 천황봉 코스만 개방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장터목산장을 예약하고, 지난 주말에 지리산 천황봉에 다녀왔습니다.


상고대를 기대하고 지리산에 올랐는데,

전날 내린 비로 산에는 눈을 볼 수가 없었고,

기온이 춥지 않아서 상고대도 없었습니다.


대신에 

비온 후 다음날 천황봉은 구름한점없는 맑은 날씨였습니다.

장터목산장에서 천황봉을 다녀오는 왕복 구간에서 

지리산주변의 산등성이를 원없이 보고 왔습니다.


다만,

바람만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서 있을 수도, 

눈을 뜰 수도 없을 정도로 

아주 세찬 바람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습니다.


지리산의 세찬 바람에 산등성이가 물결치고 있었습니다.

지리산은 상고대 대신에 

물결치는 산등성이를 우리 부자에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물결치는 능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