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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장/2016년

2016년07월23일-주말농장

by Gurapher 2016. 7. 31.

2016년 7월 23일 - 주말농장


역대 최대 엘리뇨 현상의 결과로 역대급 더위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더위의 기세는 주말농장도 예외가 아니다.

더구나 초기 장마기간에 비가 내리고는 약 10일째 비가 오지 않고 있다.

찜통더위에 밭작물도 힘들어한다.



역대급 더위로 밭일을 하러 나오는 주말농꾼이 없다.

이런 더위에 밭일을 잘못했다가는 온열병이라는 일사병에 걸리기에 딱 알맞은 날이다.

이런 더위에 나는 왜 나왔지?


농신이신 황박사님만 농장을 지키고 계신다.

역시 농신이시다. 

농신께서는 더위에 싸워가며 씨를 거두신다.



스테비아가 잘 자라고 있다.




2015년도 주말농장의 최대 히트 작물이었던 수세미가 날이 다르게 커진다.

약 2주만 지나면 수세미 수확이 가능할 것 같다.



여름 배추를 먹어 보겠다고 씨를 뿌리 얼갈이 배추가 벌레의 공격으로 망사가 되어 간다.

몇 일을 더 살펴보고 재배할 것인지, 뽑아버릴 것인지를 결정해야겠다.

이넘의 벌레들은 더위를 타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선선한 저녁에 활동을 하는 것일까?

무더운 여름에 벌레먹은 어린 배추를 보고 있으니

벌레들의 음식을 재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크고 싱싱한 깻잎을 먹을 수 있을 것이라 상상을 하며 봄에 씨를 뿌렸다.

그러나 매년 7월이 지나면서 깻잎의 뒷면에 노란색 가루가 끼는 것을 보아 왔다.

시골 노인들께서는 먹어도 된다고 하시는데, 영 찝찝하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녹병이라고 한다.

여름철 고온다습할 때 깻잎에 생기는 병으로, 녹병균이 식물에 기생하여 발생하는 병이라한다.

먹어도 된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나 많이 먹지는 말라는 의견도 있다.

찜찜하니 먹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노란점이 있는 깻잎을 버리자니 먹을 수 있는 깻잎이 별로 없다.

올해는 벌레의 습격으로 들깨잎이 망사로 변한지가 꽤 오래 되었기 때문이다. 

망사로 변하지 않은 깻잎에는 녹병이 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올해에는 가을에 깻잎을 먹어 볼 참으로 어린 깻잎 모종을 이식하였다.

집사람 의견으로는 이식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한다.

늦었다고 이식하지 않아서 나중에 후회하는 것 보다는

일단 이식해보고 가을에 판단하기로 하였다.

안하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 덜 아쉽다.



그래서 약 30개 정도의 어린 깻잎 모종을 이식하였다.


아내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들깨를 이식하였는데,

잘 자랄려나?


남자는 나이에 맞게 여성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한다.

어릴때는 어머니 말씀을 귀담아 들어야 하고,

결혼해서는 마누라의 말을,

나이들어서는 부인님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던데.


어째 원본에서 약간 틀어진 것 같다?

여자는 어려서는 아부지의 말을, 혼인 후에는 남편의 말을, 나이들어서는 아들의 말을...

어허, 

요즘같은 시대에 비난받기에 아주 적당한 말 같다.

요즘은 남자가 여자 말을 잘 들어야 하는 시대....


아직도 이런 진리를 깨닿지 못하고 계신 제 주변의 지인들이시여,

나이들어 후회말고, 지금부터라도 부인들께 잘 하소...


그런데,

결혼초부터 아내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던 내가 이제는 슬슬 걱정된다.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