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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브롬톤으로 제주도 여행하기 -2일차

by Gurapher 2016. 5. 13.








제주도 일주여행 2일째 날입니다.

숙소에서 본 협재 동네의 모습입니다. 

육지의 시골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돌담벼락이 이곳은 제주도이다 라고 말하는 것 같네요.





어제는 맞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체력소모가 많았고, 

라이딩 첫날이어서 피곤하여 일찍 휴식을 취하였습니다. 

어제는 이동 거리도 얼마 되지 않았으니, 오늘은 좀 많이 달려야 하는 날입니다. 
더구나 오후 늦게나 저녁에 비가 예보되어 있어서 비가 오기 전에 서귀포에 닿아야합니다.

협재에서 서귀포시까지 약 60-70Km 정도 되는 거리입니다. 
초보 라이더들과 함께 가야 하는 매우 긴거리(?)이므로 서둘러 출발해야 하는 날입니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식사를 마치고, 8시에 출발합니다.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선인장마을로 알려진 월령리를 지납니다.

제주 환상 자전거길 경로에서 벗어나는 길이지만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선인장 마을 고원 초입 농가의 담벼락에 예쁜 그림이 있습니다.





선인장과 바다와 산책 길이 잘 조화된 산책로입니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이 없어서 자전거를 끌고 산책로에 들어 섰습니다.




산책로 양 옆으로 펼쳐져 있는 풍광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제주 자전거길에 포함시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선인장 마을을 벗어나 해변가에 있던 분식점입니다.

분식점 담벼락에 슈퍼맨과 원더우먼이 그려져 있는데요,
숏다리에 불룩해 보이는 배를 보니 
담벼락 그림속의 주인공들이 40대 이상은 되어 보이네요.
갑자기 그림이 정겨워지고 있습니다. ^^

10대의 청소년이나 20대의 젊은이가 보면 귀엽다고 했을까요?



신창리 풍차단지를 지나고 있습니다.

많은 풍차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풍차가 있는 마을은 풍차로 인해 경치는 좋은데, 힘이 많이 드는 지역입니다.

풍차를 설치하기에 좋은 곳은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니까요.

그래서 "풍차가 있는 곳 = 바람이 많이 부는 곳" 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거지요.

풍차가 많은 지역을 지나면 여지없이 바람이......


그래도 풍경은 좋습니다.





우리나라 최초 신부이신 김대건 신부님께서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 곳이라고 합니다.

저는 나이롱 신자이지만 그래도 종교인으로 돌아가 경건하게 기념관 내부를 살펴봅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다시 출발!




신청리에서 6Km 정도 왔다고 하네요.




드디어 고산입니다.

번건조 오징어, 일명 준치를 파는 차귀도 포구입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지요.

가장 손님이 적고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할머니가 계신 곳으로 갔습니다.

아직 개시를 못하셨다는 할머니의 말씀에 흥정도 하지 않고 준치를 주문합니다.

마수걸이 손님이 까탈스러우면 하루 종일 재수가 없다는 말을 아르바이트를 하며 상인 아저씨들께 많이 들었습니다. 

판매하시는 분이 연로하실수록 마수걸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시골일수록 마수걸이를 신앙처럼 믿고 계신다는 말을 아르바이트할 때 이미 들었기에 

"개시"라는 말에 깍지도 않고 더 달라고 하지도 않고 그냥 주는 대로 받고 부르는 대로 가격을 지불합니다.





준치는 제주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맥주를 먹을 때는 준치보다 더 맛있는 안주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자전거 여행은 "경치 좋은 곳에서 한잔"이라는 컨셉으로 여행을 시작하였으니,

맛있는 "한잔"을 위해 맛있는 안주를 챙겨야 진정한 여행이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거 참, 맛있겠네....





준치에 맥주를 한잔을 했으니, 또 출발을 합니다.

오늘은 아주 긴 거리(?)인 약 70Km를 가야합니다. 서둘러야 합니다. 

수월봉 근처를 지나는 길입니다. 
약간 오르막 길인데, 정말로 아름다운 길입니다. 
아름다움을 감상하느라 약간의 오르막 길도 힘이 들지 않습니다. 




수월봉을 지나면 약간의 내리막이 있습니다.

주변의 경치가 빼어나지는 않지만 파도소리를 들으며 달리는 기분은 참으로 좋습니다.




수월봉 근처의 펜션단지를 지납니다.

풍경이 좋은 곳이라 펜션이 몇 채 있습니다.





펜션단지를 지나서 모슬포항까지 이어지는 자전거 길은 약간 지루합니다.
도로변에 화강암과 어울어진 바다는 이제 평범해 보입니다.
바다 반대쪽으로는 수산물 공장이 드문드문 이어집니다. 





모슬포항까지 약 10Km정도는 비슷한 풍경이 이어집니다. 
맥주와 최고의 궁합이라고 알려진 준치가 있으니, 맥주를 마시며 지루함을 떨쳐볼려고 매점을 찾아봅니다.
그러나 모슬포항까지 매점은 없었습니다. 
중간에 쉴 수 있는, 맥주를 살 수 있는 매점도 없으니 라이딩은 점점 더 지루해지며 힘도 더 드는 것 같습니다.




모슬포항을 약 2Km앞두고 매점을 찾았습니다.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맥주를 집어듭니다.


아휴, 살 것 같네~~~~~


슈퍼아주머니께 모슬포항에서 점심 식사에 적당한 식당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어디서 무엇을 먹을 지를 계획하지 않고 현지에서 해결하자는 당초 여행 취지에 딱들어 맞는 행동입니다. ^^ 




슈퍼아줌마가 권해주신 음식점을 가다가 우연히 들른 식당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길래 맛집인가 하고 들른 집입니다.

보말 손칼국수가 유명하다며 순번표를 손에 쥔 아저씨가 선심쓰듯이 알려줍니다.

식당의 메뉴보다 아저씨의 손에 쥔 순번표에 눈길이 가네요.

맛집이라도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건 아니라고 평소에 생각해왔습니다.

그래서 식당 주인장께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 식당안으로 들어 갔습니다.



예상대로 식당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최소 4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합니다."라는 식당 아줌마의 사무적인 말이 귀에 거슬립니다.


최소 40분이라면 60분도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죠. 

15분까지는 어찌 기다려 몰 수도 있으나, 70Km의 장거리(?)를 가야하는 일정에

40분의 대기 시간은 조금 과한 듯하여 미련없이 ...... 



슈퍼 주인마님이 알려주신 음식점, 최남단횟짐을 찾아 왔습니다.



슈퍼 주인마님이 추천 음식은 회와 매운탕이었습니다.

추천해주신대로 매운탕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갈치조림...


역시 현지인이 추천하는 곳을 가야...




송악산을 향해 다시 출발합니다. 
모슬포항을 벗어나자 보리밭이 나타납니다.
제주의 바람을 받아 이리저리 흔들리는 보리를 보자니 잠시 쉬어가고 싶어집니다.





송악산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송악산까지 약간의 오르막이 이어집니다.
우리들 뒤로 한 떼의 자전거들이 줄지어 따라옵니다.





드디어 송악산입니다. 저 멀리에 산방산도 보입니다.




송악산에서 커피 한잔하고 갑니다.




산방산을 넘는데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빗줄기가 강하지 않아서 그냥 참고 갑니다.


인덕계곡을 지나는데 간간히 내리던 비가 여름의 소낙비처럼 내리기 시작합니다.

다행이 근처에 버스 정류소이 있어 비를 피하러 버스 정류소로 들어갔습니다.

우리 뒤에 따라오던 라이더들은 우비를 입은 채로 혹은 판쵸 우의를 뒤집어 쓴 채로 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있습니다.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점프를 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서귀포까지 가는 걸로 결정을 했습니다.

버스가 승차거부를 하면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다행이 버스에 탈 수 있었습니다.

약 20여분만에 서귀포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였습니다. 

브롬톤을 가지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쓰나미가 되어 밀려오고 있습니다.




점프를 하여 시간이 남기에 서둘러 제주 올레시장으로 향합니다.

올레 시장에서 오매기 떡으로 제일 유명하다는 제일떡




지난번 겨울에 왔을 때는 없었던 흑돼지 꼬치구이집

역시 사람들이 긴 줄을... 




여기는 분식집에도 긴 줄이....




비가 예상보다 일찍 내리는 바람에 점프를 했네요.

오늘은 약 55Km를 탔으며, 약 10Km를 버스로 이동한 것 같습니다. 

어제보다 바람이 약해서 다행이지만 역시 맞바람이었습니다.


비가 오거나 힘들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이동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제주 여행을 시작하였습니다.

과연 버스로 이동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 버스에 브롬톤을 실어 줄까 하는 걱정 등으로, 

대중 교통을 이용한 점프 실행여부에는 확신이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비가 내리는 바람에 대중교통을 이용한 점프를 실행에 옮기고 나서는 

브롬톤을 가지고 오길 잘 했다 라는 생각이 더욱 더 강해지는 2일차 여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