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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먹거리

떡볶이

by Gurapher 2014. 4. 6.

아이들과 약속한 날이다.

오늘은 떡볶이를 하기로 했다.

이미 몇차례 만들어 준 적이 있는 요리지만, 

매번 맛나게 먹어주는 아이들 덕에 어깨가 으쓱해진다. 

맛이 없다고 하면 다시는 않만들어 줄 것이 뻔하기 때문에, 매번 맛있다고 한다.

아이들이 맛있다고 할 때마다 나는 다음번 요리하는 날을 은근히 기대하게 된다.

 

아마도 녀석들은 지들 애비를 다루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 틀림없다.

 

재료 준비

 

일단 멸치와 다시마를 듬뿍 넣고 우려낸다.

 

약 20여분을 끊이면 맛있는 다신물이 완성된다.

 

 

내가 만드는 모든 요리에 항상 사용되는 마늘이다.

잡냄새를 없애주고 재료의 참맛을 내주는 없어서는 안될 귀한 재료이다.

마늘을 다져서 넉넉히 준비한다.

 

 

떡볶이에 채소의 식감을 느끼게하고, 야채를 섭취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숙주나물이다.

흐르는 물이 잘 씻은 후에, 채에 걸러 물기를 뺀다.

 

 

아그들에게 떡볶이떡을 띁으라고 했더니, 공작시간에 공작 재료를 놓듯이 떡을 올려놓았다.

 

 

떡볶이에 빠지면 안되는 재료 중에 첫번째는 누가 뭐래도 오뎅이다.

옆에 서있던 딸이 한마디한다.

오뎅은 일본말이니 어묵으로 고쳐 쓰란다.

사전을 찾아보니 오뎅은 요리이름이라고 하네, 어묵이 맞는 표현이구만.

어묵을 데치기 좋게 자른다.(어묵으로 쓰고 있지만 자꾸 오타가 난다. 오뎅으로)

 

끓는 물에 어묵을 약 40초간 데친다.

어묵을 너무 오래 데치면,

어묵의 맛이 빠져나가므로 데치는 시간을 잘 조절해야 한다.

 

 

다음은 오징어를 준비한다.

오징어는 껍질이 질기다.

껍질을 벗기지 않으면, 나중에 오징어를 익혀 먹을때 질긴 껍질때문에 먹기가 곤란해진다.

오징어 껍질은 벗기는데 힘과 시간이 필요하다.

역시 요리는 남자가 해야하는 일인 것 같다. ㅋㅋ

 

껍질을 벗긴 후에 오징어를 떡볶이와 비슷한 모양으로 자른다.

 

오징어와 같은 해산물은 오래 익히면 질겨진다.

요리중에 다른 재료들과 섞이다보면 요리시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요리시간이 길어지면 오징어가 질겨진다.

이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오징어를 미리 데친다.

데칠 때는 멸치와 다시마를 우려낸 물에 오징어를 데친다.

 

 

10초 정도 데친 것 같다.

 

 

 

다신물을 만들때 사용했던 다시마는 대개의 경우에 버리게 된다.

다시마는 섬유질이 풍부하고 영양가가 많은 음식이라 국물만 만들고 버리기에는 왠지 아깝다.

그래서 내가 만드는 떡볶이에는 다신물을 만들때 사용했던 다시마를 버리지 않고 사용한다.

 

국물을 우릴때 사용했던 다시마를 떡볶이와 비슷한 모양으로 길쭉하게 자른다.

 

 

다시마를 잘라 논 모습이, 마치 한석봉 아버님의 솜씨같다. ㅋㅋ

 

일단 기본적인 재료가 준비되었다.

 

 

만들기

 

멸치와 다시마로 우려낸 다신물에 떡복이떡을 넣는다.

 

 

여기에 다진마늘과 고추장을 넉넉히 넣는다.

 

 

떡복이, 마늘, 고추장을 넣은 떡복이를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떡복이 모양으로 잘라 논 다시마를 넣고 계속 끓인다.

 

 

오뎅, 아니 어묵이 먹으직스럽다.

어느정도 국물이 쫄아들면 다신물을 추가하여 국물을 만들어 준다.

 

 

 

떡복이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라면사리인 것 같다.

 

라면사리에 스며든 기름기를 빼기 위해 끓는 물에 라며사리를 담근다.

 

아이들을 위한 음식인데, 몸에 좋지 않은 라면을 넣는다고 아내가 옆에서 무어라한다.

내가 원하는 재료를 내맘대로 요리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데,

아이들도 좋아하고 나도 좋아하는 재료(라면)를 사용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더군다나 떡복이 요리의 백미인 라면사리를 넣지말라니, 가당치도 않소!

"여보, 못마땅하면 당신이 요리하구려! ㅋㅋㅋ"

 

기름기가 빠진 라면사리를 끓고 있는 떡복이에 추가한다.

이때 떡복이 국물이 모자라면 요리하기가 곤란하므로 사전에 떡복이 국물을 넉넉히 준비한다.

 

 

거의 완성이 되어가면 데쳐 놓았던 오징어를 떡볶이에 투하!

 

 

마지막으로 야채섭취와 아삭아삭한 식감 향상을 위해 준비해 논 숙주를 넣는다.

숙주와 떡복이가 잘 섞이도록 힘껏 저어준다.

 

숙주를 넣고 떡복이와 섞는 동안 떡복이가 끓으면 얼른 불을 끈다.

필요 이상으로 끓이면 숙주가 푹익어버려서 숙주의 아삭한 식감이 없어질 수 있다.

 

완성!

 

 

시식

 

커다란 접시에 담으니, 먹음직스럽다.

 

 

개인 접시로 담아서.....

 

 

떡복이 한접시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30분.

떡복이 한접시를 비우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5분 남짓.

 

만드는 시간에 비해 먹는 시간은 너무나 짧구나.

 

1시간 30분에 걸쳐 만들어 놓은 것을 15분만에 빈접시로 만들어 놓은 아그덜이 말한다.

 

"아부지가 만들어주시는 요리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요"

 

역시 지들 애비를 다룰줄 아는 넘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