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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진에 대한 단상

여전히 현역기인 D700를 말하다

by Gurapher 2016. 3. 24.

사진관련 사이트를 방문할 때 마다 포토 에세이를 자주 보는 편이다.

많은 포토 에세이 중에 관심을 끄는 에세이는 

수개월, 심지어는 수년에 걸쳐 찍은 사진을 정리하여 게시하는 사진 정리성 에세이이다.


그런 에세이 중에는 

나와 비슷하게 촬영한 사진이 있거나

내가 촬영한 곳에서 촬영한 사진이 있거나

내가 방문한 여행지에서 촬영한 사진이 있을 경우에는 

마치 내가 그곳에서 함께 사진을 촬영한 것과 같은 동시성에 빠지게 된다.

컴퓨터 화면으로 보는 에세이의 사진을 통해 시공간적 동시성을 느끼게 된다.

사진을 좋아한다는 동질감으로 시공간적 동시성은 유대감으로 변한다.


그런 사진들은 대부분 우수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작가의 우수한 작품 감상하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촬영한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서 일종의 쾌감에 빠진다.

나도 저렇게 찍을려고 했어지라고 생각하며, 일종의 대리만족에서 기인하는 쾌감이라고나 할까?

대리만족에서 오는 쾌감의 유혹에 빠져 오늘도 포토 에세이를 뒤적거린다. 


타인 작품을 보면서 맛보던 쾌감을 

감히 나도 만들어 보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그러나,

일천한 경력과 몇 장되지도 않는 사진으로는 도저히 흉내도 낼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타인이 사이트에 올린 에세이를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으로 만족하였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생기고

작고 어리던 아이들이 성장하여 철이 들 나이가 될 때 종종 하던 말이 있다.

어디선가 들었던 말이고 참으로 공감이 가는 말이라고 생각하는 글귀가 있다.


"행동하지 않는 지성은 죽은 지성이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즉, "행동하지 않는 00은 XX이다", 

생각만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라는 것이다.


생각이나 말보다 실천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금언이다.


아이들에게만 말하지 말고 나부터 실천해보자라는 생각에 

사진 정리성 에세이에 한번 도전해 보고자 한다.





한번 장비를 선택하면 다른 기종으로 바꾸거나 남에게 팔아 넘기지를 못하는 성격입니다.

니콘 카메라는 오래 전부터 사용해왔습니다. 

35mm 필름시절부터 사용한 카메라가 니콘 카메라였습니다.

니콘 카메라를 사용하던 저는 DSLR이 출시되면서 자연스럽게 니콘 D100을 구입하였습니다.

당시에 D100은 열악한 색감과 심한 화이트홀로 인해 사용자의 많은 불평이 있었으며

좀 더 자연스런 색감을 찾아 캐논으로 넘어가는 사용자가 증가하는 시기였습니다.




D100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편사항을 저도 겪고 있었으나,

기변을 잘 못하는 성격에, 정확하게 말해서 귀차니즘으로 인해 D100을 계속 사용하였습니다.

사실 색상이 불만족스럽거나 사용상의 불편함을 참았다기 보다는 

불편함을 많이 느끼지 못했고 참을 만했다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 D100, 2004년 암스테르담



* D100, 2004년 충남




* D100, 2005년 홍련암



* D100, 2005년 로마



* D100, 2005년 용암사



D100에 싫증이 나려던 즈음에 니콘에서 D200을 출시하였습니다.

D100에서 느꼈던 불편 사항은 D200에서는 많은 부분이 해소되었으나,

색감에서는 아직도 유저들의 불만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색상에 예민하지 않다고 자신에게 세뇌를 당했기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D200을 구입하였습니다.


* 출처 : www.dpreview.com


D100에서 느꼈던 불편사항이 D200에서 해결된 것을 확인하면서

한동안 D200을 잘 사용했었습니다.



* D200, 2008년 Camino de Santiago



* D200,  2006년 앙코르왓



* D200, 2008년 



* D200, 2007년 시애틀공항



* D200, 2008년 스페인




* D200, 2006년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던 시절에 중형 카메라에 빠져서 한동안은 중형카메라만 사용한 적이 있었습니다.

확대 인화를 하면 35mm 필름으로 확대한 사진과 60mm 필름으로 확대한 사진과는 화질에서 차이가 많았습니다. 

확대 인화를 전제로 촬영을 하다보니 카메라는 자연스럽게 35mm 카메라에서 중형 카메라로 옮겨지게 되고,

중형에서 다시 파노라마 사진기를 사용하면서 몇 년동안은 중형 카메라만을 사용한 것 같았습니다.


당시는 필름의 사이즈가 사진의 화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던 시절이었습니다.

좀 더 좋은 화질을 위해 점점 더 큰 필름을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급기야 중형 카메라를 넘어 4x5 필름을 사용하는 대형카메라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좋은 사진을 위해서 좋은 화질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고

화질을 높이기 위해 좋은 장비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였는데

관심의 정도가 이제는 병으로 발전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른바 장비병입니다.

장비병이 심해지면 가정의 불화로 이어질 수 있기에 

스스로에게 설득이 필요한 시기가 된 것 같았습니다.




Noblex Pro 150E2 ( 노블렉스 120 카메라 사용기 http://xmouth.tistory.com/6 )



스스로에게 매일 설득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사진은 필름의 사이즈가 아니라 어떻게 찍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자신에게 설득하였습니다.

장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물을 보는 심안이 중요하고,

사물을 표현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싯구절을 암송하듯이 스스로에게 설득하였습니다.

세뇌를 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동일한 것을 반복하여 듣게하는 것이라 합니다.

팔랑귀인 저는 어느새 내자신의 설득에 넘어가 있었고, 저는 저에게 완벽하게 세뇌되었습니다. 


사물을 보는 심안과 표현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어렵풋이 느끼게 되면서

저 같은 아마츄어가 고가의 중형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은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촬영이 가능한 35mm 카메라의 가치를 점차 새롭게 알게 되던 즈음에 

카메라의 흐름은 어느새 아날로그에서 디지탈로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오로지 렌즈와 필름의 특성으로 사진의 색감과 표현력이 결정되던 시대에서

카메라의 CCD와 포토샵과 같은 이미지프로세싱 기술로 사진을 표현하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Noblex Pro 150E2, 2012년 마츄픽츄



또 다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고가의 풀프레임 DSLR을 구입할 것인가, 

저렴한 APS-C 타입 DSLR을 구입할 것인 가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고민의 이유는 비용이었습니다.


사진은 필름 사이즈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세뇌를 당했던 저는

고가의 풀프레임보다는 저렴한 APS-C 타입의 카메라가 눈에 들어 왔고,

니콘 DX 렌즈의 최고봉인 AFS 17-55mm F2.8G ED 렌즈 덕분에 

D100과 D200을 불편함이 없이 잘 사용했었습니다.


화면에 보이는대로 촬영되는 SLR의 특성상 풀프레임 DSLR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풀프레임 DSLR을 사용하고 싶은 욕망은 마음 한켠에 웅크리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평소 35mm 렌즈를 즐겨 사용하고 있습니다. 35mm 렌즈의 화각에 푹 빠져버린 것입니다.

지금도 단렌즈 하나만 챙기라하면 35mm 렌즈를 챙길겁니다.

그런데,

APS-C 크기의 센서를 장착한 카메라에서는 35mm 렌즈의 특성을 표현하는데는 2%가 부족하였습니다.

35mm 렌즈의 약간 왜곡 특성을 표현하기에는 D200의 센서는 그 크기가 다소 작았던 것입니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저 마음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풀프레임 DSLR을 구입하고자 하는 욕망이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시점이 되었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습니다.

DSLR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풀프레임 DSLR로 옮겨졌고, 

결국에는 풀프레임 DSLR을 사야겠다는 결심을 하게되었습니다.


니콘에서 가격은 중급기이면서 성능은 플레그십과 거의 비슷한 풀프레임 카메라 

D700이 출시된 시기가 2008년으로 기억합니다.


풀프레임을 사야겠다고 맘을 먹을 시점에 니콘에서 D700을 발표하게 되었고, 

사전 예약 구매를 통해 풀프레임 DSLR인 D700을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D100과 D200을 사용하면서 아쉬웟던 부분이 모두 해소된 느낌이었습니다.

D700 구입 이후에, 야외로 나가는 일이 있으면 항상 D700을 챙겨 나갔습니다.


영하 20도에 이르는 곳에서 사진을 찍을 때나,

해발 고도 4,000m에 이르는 고지대에 갈 때나,

그리고 가족과 여행을 다닐 때에도 항상 D700을 챙겨 다녔습니다.


거의 8년을 써오다 보니, 카메라의 페인트가 일부 벗겨졌습니다.

카메라를 내려 놓을 때

탁자 바닥과 맞닿는 부분인 카메라 모서리와 렌즈 후두의 페인트가 벗겨져 있었습니다.



또한, 손이 많아 닿는 부분은 여지없이 페이트 칠이 벗겨져 나갔습니다.

 

페이트가 벗겨져 일부 하얀 속살을 비친 카메라를 볼 때면 

오랫동안 사용했다는 생각과 오래된 친구처럼 친근한 느낌을 줍니다.

D700이 기계적으로 우수한 카메라라고 느낀 것이,

페이트칠이 벗겨나갈 때까지 고장이 한번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DPReview에서 만듬새에 관해서 10점 만점에 9.0점을 줄 만큼 기계적인 성능은 우수한 것 같습니다.


동네의 산에 오르며, 가족과 여행을 하며, 가끔 아침에 운동을 하며, 일을 하는 동안 짬짬이 찍은 사진, 

그렇게 지난 몇 년간 촬영한 졸작을 몇개 올리면서 D700과 함께 했던 추억을 되새겨 보고자 합니다.




























































































































































카메라의 도색이 벗겨져 나가더라도

화소수가 약간 모자라더라도

요즘 카메라보다 색감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저에게 D700은 여전히 현역기입니다.


우필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3남매아부지


*D700에 대한 글을 쓰고자했는데, D100부터 시작되는 저의 DSLR 사용기가 되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