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 사진을 찍겠다고 여러차례 산을 올랐다.
산아래의 날씨가 좋아서
정상도 좋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산을 올랐다.
혹은,
다음날 날씨가 맑을 것이라는 일기 예보를 듣고,
부랴부랴 전날 산을 올라 대피소에서 1박을 하고
일출사진을 촬영하려고 한적이 수차례 있었다.
그러나 매번 나의 기대와는 다른게
겨울산은
내게 한번도 파란하늘을 보여 준적이 없었다.
하늘이 맑게 개이면 상고대가 없었고,
상고대가 지천이면 하늘은 흐려서
촬영을 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산을 내려오기를 수차례 반복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설경이 좋기로 유명한
덕유산, 태백산, 한라산을
추운 겨울에 무던히도 올랐던 것 같다.
이들 산은
파란하늘과 어울려진 상고대를
야속하게도 내게 한번도 보여준 적이 없었다.
산을 오르기 전의 기대와는 다르게
겨울산 촬영을 실패하고
산을 내려오기를 수차례 반복하다보니
겨울산 사진은 자연스럽게 포기하게 되었다.
그래서
겨울산은 촬영의 대상이 아니라
산이 좋아서 찾아가는
즐거움의 대상이 된 지 이미 오래되었다.
여느때와 같이
산이 좋아서,
겨울 산이 좋아서 산에 올랐다.
그런데 오늘은
유독 내게만 도도하게 굴었던 겨울산이
눈이 부시게 파란하늘과 이제까지 본적이 없던 커다란 상고대를
내게 선물하고 있다.
그래서 니사르가닷따 마하라지는 이렇게 말했나보다.
"욕심을 내려놓을 때,
진정한 자유가 생기며
일체를 포기하면 일체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