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사진에 대한 단상

구름이 빛나는 낮에

Gurapher 2017. 6. 19. 13:49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고흐의 그림이 특이하여 여러 그림이 기억되는데, 

유독 이 그림은 

제목은 기억에 남지 않고

그림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유독 이 그림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사진으로 비슷한 장면을 촬영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기억에 남았던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고흐의 그림과 비슷한 광경을 보았습니다. 

고흐의 그림의 특징인 회오리치는 그런 구름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눈에는 둥글게 점점히 하늘에 박혀 있는 모습이

당시에는 고흐의 그림과 다소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흐의 그림을 기억하며 최대한 비슷하게 사진으로 표현하고자 촬영을 하였습니다.







촬영 후에 

고흐의 그림과 비교를 했보았습니다.


촬영 당시에는 고흐의 그림과 유사하다고 촬영을 하였는데,

고흐의 그림과 비교를 하니 차이가  많이 납니다.




그림 좌측에 있는 것이 교회라고 지금까지 생각했왔는데,

지금보니 나무였고 교회는 작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하늘에 둥글게 휘몰아치는 것이 구름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사진과 비교할려고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니 구름이 아니라 별이었습니다.


이상하여 그림의 제목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림의 제목이 "별이 빛나는 밤에"였더군요.

지금까지 제목도 모르고 

그림만 기억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니

그림의 별대신에 사진의 하늘에는 구름이 있으며

그림의 나무 대신에 사진에는 성당이 있습니다.



저는 그림과 사진을 비교하기 전까지는

그림의 별과 나무를

구름과 성당으로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한장의 사진과 그림을 비교한 결과였지만

대충보고 나름대로 결정해버리고

그것이 진실로 알고 떠들어 온 제가 부끄러운 날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이가 들면서,

남의 이야기에는 귀기울이지 않고

내 이야기만 한다고 하던데

걱정이 입니다.


이제까지 

내가 올다고 

내 생각이 맞다고 

고집부리던 것을 

하나씩 되집어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고집을 부려서 마음에 상처를 받은 

지인들께 사과를 해야겠습니다.